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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묵상 -2020년

복음 묵상 - 2020.07.08 가해 연중 제14주간 수요일 (마태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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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에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게 하셨다.
    열두 사도의 이름은 이러하다. 베드로라고 하는 시몬을 비롯하여 그의 동생 안드레아,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필립보와 바르톨로메오, 토마스와 세리 마태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타대오,
    열혈당원 시몬, 그리고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예수님께서 이 열두 사람을 보내시며 이렇게 분부하셨다. “다른 민족들에게 가는 길로 가지 말고, 사마리아인들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마라.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우리나라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재미있는 통계 하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운동에 관심이 없는 분들에게는 재미가 없을 수도...)

 

    먼저 프로야구 홈런왕과 그 해 우승팀입니다.

연도 홈런왕
(팀, 갯수)
우승팀
2019 박병호
(키움,33개)
두산
2018 김재환
(두산,44개)
SK
2017 최정
(SK,46개)
기아
2016 테임즈
(NC,40개)
두산
2015 박병호
(넥센,53개)
두산

    다음 프로축구 득점왕과 그 해 우승팀 입니다.

연도 득점왕 (팀, 갯수) 우승팀
2019 타가트
(삼성,20개)
전북
2018 말컹
(경남,26개)
전북
2017 조나탄
(수원,22개)
전북
2016 정조국
(광주,20개)
서울
2015 김신욱
(울산,18개)
전북

 

    야구를 볼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시원한 홈런 한 방이고, 홈런을 잘 치는 타자가 좋은 선수라고 이야기 됩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홈런왕이 있는 팀이 우승을 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축구도 역시 발로 넣든 엉덩이로 넣든 골이 들어가는게 제일 중요하고, 그래서 골을 많이 넣는 선수가 축구 잘 하는 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야구처럼 득점왕이 있는 팀이 우승을 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홈런 잘 치고 골 많이 넣는 선수가 있다고 해서 그 팀이 우승을 하는 것이 아니네요. 뛰어난 선수 한 두 명이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골고루 잘 수행할 때 팀이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이 통계가 보여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열 두 사도들을 뽑으셨습니다. 예수님이 감독이라면 주전 선수 12명을 뽑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예수님의 선수 명단에는 득점왕 홈런왕이 없습니다. 일단 주장으로 뽑으신 베드로부터 어부 출신입니다. 배우지 못했고 신분이 낮았던 대표적인 사람입니다. 같이 뽑은 세 사람(안드레아, 야고보, 요한)도 어부입니다. 국세청 직원 출신(마태오)도 있고 극단적 정치세력 출신(시몬)도 있습니다.

    출신이 알려진 사람들만 봐도, 절반이 예수님이 주신 사명과 딱히 어울리지가 않습니다. ‘이 사람들이 더러운 영들을 쫓아내고, 병자들을 고쳐준다고? 복음을 선포한다고?’ 라는 생각이 들며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죠.

 

 

 

    우리 생각으로는 훌륭한 사제 가문, 지혜롭기로 소문난 교사, 대중을 잘 이끄는 지도자 같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사명을 잘 수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사명은 능력으로 하는 일이 아니었나 봅니다. 마음으로 하는 일인가 봅니다.

    신통한 능력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으로, 똑똑한 머리가 아니라 성실한 마음으로, 화려한 말솜씨가 아니라 진실된 마음으로 하는 일이었나 봅니다. 그래서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로 열 두 사도가 적합했을 것입니다. 특출나지 않은 이 열 두 사도가 각자의 능력대로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 예수님이 바라셨던 이상적인 '예수공동체'의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도 사람 보는 눈이 있으실텐데 막 뽑지는 않으셨겠죠.


    열 두 사도를 보니 저는 안심이 됩니다. 저만 그렇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대부분 뛰어나거나 훌륭하지 못합니다. 평범하고 그럭저럭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사도로 선택되었으니, 나 역시 사도로서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예수님 따라 잡기도 힘든데 제자 되기도 버거우면 너무 딴 세상 이야기가 될 텐데,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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