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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묵상 -2020년

복음 묵상 - 2020.06.15 가해 연중 제11주간 월요일 (마태 5,3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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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또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 주어라.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어제에 이어 다시 군대 이야기를 하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어제는 훈련소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오늘은 제가 병장 있었던 일을 말씀드립니다.

    제가 있었던 부대에 이상한 규칙이 있었는데, 바로 병장만 되면 청소당번에서 제외되는 것이었습니다. 동안 고생했으니 병장 되면 (전문용어로 ‘짬’이 차면) 편하게 쉬어도 된다는 암묵적인 룰이었죠.

    그런데 자대로 오는 신병들 숫자가 일정한 것이 아니라서, 병장들 인원이 많은 기수가 되면 그만큼 청소할 후임병들은 숫자가 적어집니다. 청소구역은 일정한데 청소할 사람은 부족하니, 그만큼 청소 해야 후임병들은 청소구역이 더 많아져서 힘들어집니다. 병장들은 청소 제대로 됐냐고 갈굴 줄은 알지 도와주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일.이등병 이런 일로 다들 고생하고 병장들 욕했으면서, 자기가 병장이 되면 똑같이 규칙에 들어가 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유는 간단합니다. 나도 고생했으니 너희도 똑같이 고생해야지.’ 입니다. 그래서 이상한 규칙이 수년간 변하지 않았던 것이죠.

 

    그래서 제가 병장이 되어서는 바꿔보자 싶어서, 병장들이 수월한 데라도 청소 도와주자고 동기들에게 건의했습니다. 다행히 동기들도 그러자고 동의해줘서, 부터 병장들도 자연스럽게 같이 청소를 했습니다. 후로는 과거의 문제가 다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나도 고생했으니 너희도 같이 고생해야 한다.’ 이것이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라는 것과 비슷한 논리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런 논리는 정의로워 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상황이 계속되는 고리를 끊을 힘은 없습니다. 내가 타인의 악에 똑같이 악으로 갚아주면, 사람은 다시 나에게 같은 악으로 되갚을 이기 때문입니다.

 

    악을 반복하는 정의로움 보다는 악을 끊고 선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정의로움이고 사랑이라는 것을 예수님이 오늘 우리에게 알려주십니다.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말씀은 그저 바보같이 당하고만 살아라는 무리한 요구가 아닙니다. 악을 같은 악으로 되갚는 보다는 선함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사랑이며 예수님을 믿는 사람의 자세라는 것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살면서 크게 사랑을 실천해 일이 없는데, 그래도 병장 하나는 일인 같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묵상글 소재로 먹을 수도 있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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