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와 간음한 것이다. 네 오른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또 네 오른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자기 아내를 버리는 자는 그 여자에게 이혼장을 써 주어라.’ 하신 말씀이 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불륜을 저지른 경우를 제외하고 아내를 버리는 자는 누구나 그 여자가 간음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버림받은 여자와 혼인하는 자도 간음하는 것이다.” |
여자가 쳐다보니 그 나무 열매는
먹음직하고 소담스러워 보였다.
- 창세기 3장 6절 -
인류가 최초로 하느님의 말씀을 거스르고 뱀의 유혹에 넘어가는 그 순간의 장면을 창세기 저자가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뱀의 유혹에 넘어가는 첫 번째 단계가 ‘쳐다보니’ 였습니다. 너무나도 평범한 저 행동 하나에서 인류의 범죄가 시작된 것입니다.
하와가 그 열매를 ‘쳐다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더 큰 신뢰를 갖고, 하느님이 이미 허락하신 동산의 다른 열매들의 풍요로움을 생각했다면 하와는 뱀이 보라고 하는 그 열매를 안 봤을 수도 있었지 않았나 상상해 봅니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는 격언이 우리들에게도 있습니다. 무엇을 바라보는 것을 통해 인간의 나약한 본성이 쉽게 죄로 기울어지는 것은 보편적인 현상인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오늘 복음에서 ‘바라보는’ 것을 신중하게 해야 함을 우리에게 알려주십니다. 우리가 큰 죄로 기울게 되는 것은 크게 악한 마음을 갖고 작정을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소하게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사소한 것에서 시작해서 죄로 기울어버리는 모습 때문에 예수님은 속이 너무 상하셨나 봅니다. 그래서 다소 강한 어조로 그 나약한 마음을 애초에 끊어버리라는 말씀을 세게 하십니다.
눈이 죄를 지으면 눈을 빼 던져라, 손이 죄를 지으면 잘라서 던져 버려라 하십니다. 그만큼 우리가 죄에 기울지 않기 위해서는 세심한 마음 다스림이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보는 것’을 다스리기가 참 어려운 시대입니다. 예수님은 지금처럼 스마트폰으로 하루에 수백개의 사진과 영상을 하루종일 볼 수 있는 세상을 예상하지 못하셨을 겁니다. 볼 것이 차고 넘치는 세상, 손가락 하나로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는 세상에 보지 말아야 할 것들도 너무 많은 세상입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예수님의 간절한 호소에 우리가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다스려야 할 시대인 것 같습니다. 예수님 말씀대로 우리의 지체를 잘 다스려 우리의 온 몸이 구원을 향해 나아가는 삶이 되기를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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