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
유대인들은 지금도 율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내라’는 계명을 지키기 위해서 이 날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엄격하게 지킵니다.
그러면 이 날 밥 먹고 설거지는 어떻게 할까요? 설거지 하는 것도 일이잖아요? 잘 사는 사람들은 안식일을 안 지켜도 되는 아랍 사람들을 고용해서, 그 사람들에게 일을 시킨다고 합니다. 그러면 보통 사람들은? 설거지를 안 하려고 일회용품으로 다 쓴다고 합니다. 그래서 안식일만 지나면 이 일회용품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인다고 하네요.
하느님을 위한 계명을 지킨다고 하면서 하느님이 만드신 자연을 훼손하고 있는 이 상황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요. 정말 하느님께서 ‘계명을 잘 지키는구나’ 하고 기쁘게 생각하실 일인지 의문입니다.
계명을 지키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을 잘 믿고 그 믿음을 생활 안에서 실천하기 위한 지침입니다. ‘수단’ 인 것이죠. 하지만 이것을 ‘목적’으로 잘못 생각한 사람들이 예수님 시대에도 있었습니다. 바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입니다.
이들은 율법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 하느님을 성실하게 믿는 척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옳고 그름에 대한 고민 없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계명을 지키는 데에만 몰두했습니다. 이 잘못된 확신이 시간이 지날수록 몸에 배이게 되고, 관행은 더더욱 확고해집니다.
이렇게 수단과 목적이 뒤틀린 상황을 바로 잡기 위해 예수님은 올바른 율법 지키기를 사람들에게 알려주십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대전제를 바탕으로 율법을 더욱 적극적으로 해석하십니다.
예수님의 대전제로 해석을 하면 ‘안식일에 일을 하지 말라’는 계명은 정말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죠. ‘내 먹고 사는 일 6일간 했으니, 안식일 하루 정도는 하느님과 이웃을 위한 일을 하도록 시간을 비워두라’는 의미인 것이죠. 또한 ‘너의 종과 노예들도 좀 쉬어야 되니 그들도 하루 정도 쉬게 해 주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이렇게 해석하면 율법은 참 아름다운 계명입니다. 나와 이웃을 살리는 지침이 되는 것입니다. 율법학자들은 이 의미를 다 죽여놨고, 예수님은 오늘 말씀하신대로 이 의미를 ‘완성'하러 오셨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1코린 13,1)’ 라고 하셨죠. 우리 신앙 생활도, 계명을 지키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이 담긴 신앙, 사랑을 위한 계명 실천을 오늘 하루 살아보기를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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