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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묵상 -2020년

복음 묵상 - 2020.06.14 가해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요한 6,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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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에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그러자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유다인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군에 입대하여, 훈련소에 갔을 일입니다. 군대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툴렀고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밥도 편하게 먹고 잠도 편하게 자고, 조교들의 눈치를 보고 감시를 받으면서 피곤한 하루를 보내야 했습니다.

 

    첫 주말, 토요일 저녁에 조교가 다음 일정을 알려주었습니다. 내일 종교행사 있다. 훈련병들은 반드시 종교행사에 참여해야 한다!” 군대에서의 미사가 너무 기대되고 설레었습니다. ‘내일 성당에 가면 그래도 몸과 마음이 조금은 편하지 않겠나…’ 하고 생각했죠. 군대는 아직 익숙하지 않고, 성당은 매우 익숙한 곳이었으니까요.

 

    다음 , 그야말로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훈련소 군종 신부님께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서, 오늘 훈련소 성당에는 종교행사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성당 가려고 했던 사람들은 교회 아니면 법당으로 가야된다고 했습니다.

    그나마 비슷한 데로 가는게 좋지 않겠나 싶어서, 교회로 가는 두돈 트럭에 올라탔습니다. 교회에서 목사님 설교도 재미있었고, 아시다시피 교회는 간식이 빵빵합니다. 초코파이보다 등급이 높은 야채 고로케에, 당시 훈련소에서는 정말 귀한 콜라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뭔가 모를 공허함과 허전함을 느꼈습니다. 고로케도 맛있었고 콜라도 달콤했지만, 채워지지 않은 마음으로 부대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한 주가 지나고 다시 주일이 되었고, 날은 신부님이 오셔서 미사를 집전하셨습니다. 익숙한 성가와 전례가 너무 좋았고, 오래간만에 다시 만난 동기 신학생들이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성체를 모시는데, 갑자기 눈물이 울컥하고 나왔습니다. 작은 조각이 뭐길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입가심거리도 안될 이것이 무엇이길래 마음을 채우고 위로해 주는지 신비롭고 따뜻한 경험이었습니다.

    그 성당은, 아시다시피 성당은 간식이 부실합니다. 초코파이보다 등급이 낮은오예스' 작은 요구르트 하나 받았지만, 지난 보다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힘든 주간을 버텨낼 있는 용기를 얻고 부대로 돌아갈 있었습니다.


    신앙이 없는 사람의 관점에서 저의 체험에 대해 이렇게 딴지를 있을 겁니다. 당신이 성당에 오래 다녔고, 성체를 귀한 것이라고 세뇌받았기 때문에 그게 당신에게는 좋은 것이다. 하지만 당신에게만 그런 것이지, 그 성체 자체가 무슨 힘을 발휘하거나 신비로운 기능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신이 그렇게 믿고 싶어서 믿는 것이다.’ 라고요. 

    오늘 유다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나?’ 하고 이해하지 못했던 것처럼, 믿음이 없는 사람들의 눈에는 성체의 신비와 성체를 모시는 사람들의 체험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신앙을 가지는 사람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이상의 체험이 분명히 있습니다. 습관일 수도 있고 세뇌라고 표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믿음'이라고 합니다.

    이 믿음을 갖고 있으면 작은 빵을 예수님의 몸으로 확신하게 되고, 그것이 나에게 구체적인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성체를 통해 우리는 살아있음을 느끼며, 살아갈 있도록 생명과 힘을 얻습니다. 입으로 먹어 안으로 넣는 행위를 통해 예수님께서 안에 계심을 직관적으로 체험하고 살아가게 됩니다.


    성체를 모시기 위해 주간을 기쁘게 기다리고, 성체를 모신 힘으로 주간을 기쁘게 살아갑니다. 우리 신앙생활의 힘이며 원천인 성체를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모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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