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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묵상 -2020년

복음 묵상 - 2020.08.14 가해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 (마태 19,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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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에 바리사이들이 다가와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무엇이든지 이유만 있으면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읽어 보지 않았느냐? 창조주께서 처음부터 ‘그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시고’나서,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 하고 이르셨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그들이 다시 예수님께, “그렇다면 어찌하여 모세는 ‘이혼장을 써 주고 아내를 버려라.’ 하고 명령하였습니까?” 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너희가 아내를 버리는 것을 허락하였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불륜을 저지른 경우 외에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는 자는 간음하는 것이다.”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아내에 대한 남편의 처지가 그러하다면 혼인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모든 사람이 이 말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허락된 이들만 받아들일 수 있다.
    사실 모태에서부터 고자로 태어난 이들도 있고, 사람들 손에 고자가 된 이들도 있으며, 하늘 나라 때문에 스스로 고자가 된 이들도 있다.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받아들여라.”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곳은 2차대전 , 독일군이 유대인들을 대규모로 수용하고 강제노동을 시킨 장소, 그리고 대량 학살을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치 독일군이 600 명의 유대인들을 학살했는데, 아우슈비츠에서만 200 명을 학살했습니다.

 

    현장에 보면, 유대인들이 수용되었던 숙소, 작업장, 생체 실험실, 그리고 시신을 불태우는 소각장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잔인함과 비인간적인 행동의 흔적을 보면 입을 다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 수용소 안에서, 다른 관람객들은 그냥 슬쩍 보고 지나가는 곳인데 저는 한참 발걸음을 멈추었던 곳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기념일을 보내는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신부님이 돌아가신 감옥 이었습니다.

 

 

콜베 신부님이 수감되었던 감옥

 

    콜베 신부님은 유대인으로 수용소에 끌려 오셨습니다. 수용소 간수들은 수감자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사람이 탈출하면 남은 사람들 가운데서 명을 무작위로 뽑아 처형했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서로 탈출을 못하게 막게 되는 거죠.

    콜베 신부님이 수용소에 계실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느 사람이 탈출해서 명이 무작위로 뽑혀 처형을 당하게 됐습니다. 자신의 가족에 대한 걱정으로 울부짖으며 끌려가는 사람을 대신해서, 콜베 신부님이 스스로 처벌을 받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래서 아사(餓死, 굶겨 사망하게 함)감방에서 돌아가시게 됩니다.

 

    신부님이 계셨던 감옥 철창문을 붙잡고 저는 한참동안 신부님의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도 고통과 희생을 기꺼이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십사 기도했습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벽면에 ‘Homo Homini’ 라는 글이 새겨진 조각품이 있습니다. 우리말로 ‘인간이 인간에게…’ 라는 의미입니다. 수용소에서 벌어진 이런 끔찍한 일들을 어떻게 인간이 인간에게 차마 있었느냐 하는 탄식과 같은 말입니다.

 

 

    2차대전 당시 인간이 스스로 다른 인간의 가치를 평가하고, 그래서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함부로 해도 괜찮다는 생각 사람들에게 번졌습니다. 결과 600 명의 유대인이 학살된 것을 포함해서 7000 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게 되는 비극 벌어졌습니다.


    하느님이 인간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우리 인간도 다른 인간을 사랑해야 한다 것이 우리 신앙의 대전제입니다. 성별, 인종, 문화, 국적의 구분은 없습니다. 하느님 앞에서는 모두 사랑받는 인간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오늘 복음에서, 여성을 인격체로 대하지 않고 일종의 소유물처럼 여기는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강하게 비판하십니다.

    바리사이들의 입에서 아내를 ‘버린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버린다 물건을 두고 하는 행동이지 사람에게 적용해서는 되는 개념입니다. 그들은 여성을 일종의 소유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말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비록 그런 사고방식이 과거 모세의 율법에 기록되어 있다 하더라도, 우선적으로 지켜야 것은 인간을 사랑하신 하느님의 이라는 것을 알려주십니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연민으로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어놓으신 콜베 신부님의 , 그리고 율법의 내용보다 인간에 대한 사랑이 우선임을 알려주신 예수님의 말씀을 오늘 다시 마음에 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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