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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묵상 -2020년

복음 묵상 - 2020.08.05 가해 연중 제18주간 수요일 (마태 15,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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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에 예수님께서 티로와 시돈 지방으로 물러가셨다.
    그런데 그 고장에서 어떤 가나안 부인이 나와,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제 딸이 호되게 마귀가 들렸습니다.” 하고 소리 질렀다.
    예수님께서는 한마디도 대답하지 않으셨다. 제자들이 다가와 말하였다. “저 여자를 돌려보내십시오. 우리 뒤에서 소리 지르고 있습니다.”
    그제야 예수님께서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러나 그 여자는 예수님께 와 엎드려 절하며,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예수님께서는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렇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

    요 며칠간 비가 많이 왔습니다. 제가 있는 곳에는 5일간 비가 계속 오락가락 했습니다.

    하루는 천둥이 크게 치더니 비가 엄청나게 내렸습니다. 비가 오니 동물들도 다들 어디로 피해갔는지, 조용한 가운데 천둥소리와 빗소리만 들렸습니다.

 

    그런데 빗소리 가운데 다른 소리 하나가 들렸습니다. 여름에 익숙하게 들을 있는 매미소리였습니다. 평소에는 무심코 흘려 듣는 소리지만, 빗속에서 매미 소리만 들리니 귀가 기울여졌습니다. 저 매미는 비가 이렇게 오는데 부지런히도 우는구나’ 싶었습니다.

 

    갑자기 어릴 책에서 읽었던 매미의 일생이 떠올랐습니다. 알려져있다시피, 매미는 유충(우리가 잘 아는 ‘굼벵이’로)으로 5~7년간 속에서 지내다가 성충이 됩니다. 우리가 듣는 매미 성충 울음소리죠. 그런데 성충은 짧으면 7, 길어야 15 밖에 살지 못한다고 합니다.

    매미 입장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7년간 어두컴컴한데서 살다가 날개를 펴고 자유롭게 날아다닐 있는 성충의 시간이 7 밖에 되니 억울하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장마기간에 성충이 매미들은 자기 일생의 대부분이 천둥 치고 오는 궂은 날씨인 것이죠. 한여름 햇빛 아래서 마음껏 날지도 못하고 얼마나 억울할까요.

    우리 사람의 인생으로 따지면, 20 성인이 되었는데 이후 50-60 동안 계속 우울하고 어두운 환경에서 사는 것과 비슷한 상황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어제 매미들은 천둥 소리와 쏟아지는 비에도 절망하지 않고 열심히 울고 있었습니다. 매미가 우는 것은 짝짓기를 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하네요. 어둡고 우울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사랑하고 자기 인생의 목적을 이루려고 부지런히 애쓰고 있었습니다.

    나는 잠시의 불행한 일에도 쉽게 좌절하는데, 매미들은 평생의 불행 앞에서도 저렇게 열심히 일하고 사랑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 각자가 갖고 있는 하느님을 향한믿음 크기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드러나는 것이 바로꾸준함 아닌가 생각합니다. 상황에 따라 믿음의 행위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행위가 지속되면, 우리는 믿음의 진실성을 조금은 가늠할 있는 같습니다.

 

    오늘 예수님께 치유를 요청한 가나안 부인의 모습에서 꾸준함 있습니다. 이방 여인이라는 이유로 제자들과 예수님에게 거절을 당해도 자신의 불행한 상황에 머물러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자기 자신을강아지라고 낮추면서까지 예수님의 도움을 받으려 했습니다.

 

    예수님은 꾸준함 보시고 여인에게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라고 하신 같습니다.

 

    매미 소리를 들으면서 매미의 꾸준함, 가나안 여인의 꾸준함을 떠올리며 하루를 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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