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묵상 - 2020.08.06 가해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마태 17,1-9)

그 무렵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     그때에 모세와 엘리야가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 그리고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이 소리를 들은 제자들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하였다.     예수님께서 다가오시어 그들에게 손을 대시며,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 하고 이르셨다.     그들이 눈을 들어 보니 예수님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하고 명령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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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녀님들 중에서 수도복을 위아래로 흰색으로 입으시는 수녀님들이 계십니다. 베일까지 같은 흰색으로 쓰고 계시니 정말 밝게 빛나 보이십니다. 이 수녀님들을 봤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이랬습니다. ‘와… 식사 하실 때 괜찮으실까? 김치 국물 하나라도 튀면 엄청 번거로우실텐데…’

 

    이런 생각을 한 이유는, 저는 같은 이유로 흰 옷을 잘 안 입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부터 어딜 뒹굴고 다녔는지, 흰 옷만 입으면 때가 꼬질꼬질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조심한다고 하지만 음식을 먹으면 늘 뭘 묻히게 되서 흰 옷은 잘 안 입었습니다. (그래서 검은 끌레셔츠, 검은 수단이 저는 참 좋았습니다.) 빨래를 자주 하지 않아도 된다는 편리함도 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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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수녀님들이 입으시는 수도복은 ‘기능성’을 목적으로 하는 옷이 아닐 것입니다. 그 수도회의 카리스마와 정신, 그리고 수녀님들이 살아가시는 가치관과 목표를 드러내는 역할을 할 겁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수녀님들이 입으신 흰 수도복은 수녀님들의 깨끗한 몸과 마음을 의미하는 거라 추측해 봅니다. 그리고 흰 수도복이기 때문에 더럽혀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겠죠. 즉 깨끗한 몸과 마음을 계속 지키고 죄에 물들지 않도록 노력하시는 삶이 수도복 안에 담긴 의미가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반면에, 어차피 더러워질테니 애초에 흰 옷을 입지말자고 생각했던 제 모습이, 저의 안일한 정신상태가 드러난게 아니었나 돌아봅니다.

    적당히 정당화시키고 적당히 타협하면서, 죄를 멀리 하려는 노력을 잊어버린 건 아닌지. ‘다들 그러고 사는거지’ 라고 하며 하느님의 뜻 보다는 내 뜻대로 살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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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에, 예수님께서 환하게 빛나시는 모습을 제자들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부활, 그리고 신성을 지니신 존재임을 미리 보여주신 것이라고 해석을 합니다.

 

    우리도 선함과 행복, 기쁨과 평화로 충만하다면 그 모습이 환할 것입니다. 깨끗하고 정결한 몸과 마음이기 때문에 그 모습이 빛날 것입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를 묵상하며, 환하고 빛나는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다짐해 봅니다.

    수녀님들 흉내낸다고 당장 백바지 백구두를 살 수는 없지만, 마음만으로는 깨끗한 옷을 입은 것처럼 살아볼 것을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