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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묵상 -2020년

복음 묵상 - 2020.05.23 가해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요한 16,23ㄴ-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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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지금까지 너희는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청하지 않았다.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너희에게 이런 것들을 비유로 이야기하였다. 그러나 더 이상 너희에게 비유로 이야기하지 않고 아버지에 관하여 드러내 놓고 너희에게 알려 줄 때가 온다.
   그날에 너희는 내 이름으로 청할 것이다. 내가 너희를 위하여 아버지께 청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바로 아버지께서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내가 하느님에게서 나왔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

    제가 어렸을 때는, 동네 슈퍼마켓에서 외상으로 물건을 사는 일이 흔했습니다. 요즘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죠? 물건을 사야 되는데 돈이 당장 없을 때는 아주 유용한 방법이었습니다.

    그런데 슈퍼 주인 아저씨가 아무한테나 외상을 주지는 않습니다. 주인 아저씨와 ‘신뢰 관계 있어야 외상이 가능합니다. 같은 동네에 오래 살면서 서로 정이 들고, 외상 값을 제때에 갚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외상이 가능합니다.

    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정이 들고 신뢰가 있다 하더라도 꼬맹이인 제가 이름으로 외상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인 아저씨한테 말을 해야 합니다. ‘아버지가 아버지 이름 달아놓고 오라 하셨는데요~’ 라고 말입니다.


    오늘 복음말씀을 보면서, 어린 시절 제가 아버지 이름 달아놓고 외상으로 과자도 사먹고 아이스크림도 먹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라는 예수님 말씀이, 저의 아버지께서 이름 달아 놓고 외상으로 달라해라~ 그러면 주인 아저씨가 주실꺼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들립니다.

 


    예수님은 먼저 당신의 이름으로 하느님께 청하라고 알려주십니다. 우리가 우리 이름으로 청하면 잘못된 것을 청할 수도 있습니다. 당장은 좋아 보이지만 나중에 해가 되는 것을 청할 수도 있겠죠.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의 이름을 달아놓고 청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청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하느님 뜻에 맞는 것인지를 분별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느님께 청하는 것이 가능하려면 하느님과 사이의 신뢰관계, 믿음이 형성되어 있어야 합니다.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당장 급할 때면, 자기가 바라는 것을 하느님 부처님 공자님 부르면서 빕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느님께 청하는 모습은 이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예수님은아버지에게서 나와서 다시 그분께 돌아간다.” 말씀으로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일치를 드러내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하느님과의 소통방식인 미사와 성사, 기도와 선행 통해서 먼저 하느님을 믿는 것이 드러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과의 일치된 관계 안에서, 그 분을 부르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청할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 안에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은총을 하느님께 청하고, 은총을 받고 기쁘게 살아가는 하루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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