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제자는 스승보다 높지 않고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 제자가 스승처럼 되고 종이 주인처럼 되는 것으로 충분하다. 사람들이 집주인을 베엘제불이라고 불렀다면, 그 집 식구들에게야 얼마나 더 심하게 하겠느냐? 그러니 너희는 그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내가 너희에게 어두운 데에서 말하는 것을 너희는 밝은 데에서 말하여라. 너희가 귓속말로 들은 것을 지붕 위에서 선포하여라.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참새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너희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그러나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
군대를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아마 다들 이런 난감한 상황을 겪어보셨을 겁니다.
자대 배치를 받고 처음 내무실로 가면, 내무실 생활을 가르쳐주는 선임병 한 명이 붙습니다. 보통 상병급에서 합니다. 무탈한 군생활을 위해 저는 당연히 이 상병의 말을 잘 들어야 됩니다.
그런데 종종 전역을 얼마 안 남긴 말년 고참들이 짓궂은 장난을 겁니다. 내 담당 상병이 지시하는 것과 반대되는 일을 일부러 시킵니다. (예를 들면 청소를 해야 하는 시간인데 자기랑 같이 TV를 보자고 합니다.) 그러면 제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해서 난처하게 되죠.
그러면 병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야, 누구 계급이 높은지 잘 생각해라.’ 상병은 이렇게 말합니다. ‘야, 누구랑 군생활 오래 할지 잘 생각해라.’ (나쁜 사람들…)
사도들이 복음을 전하면서 어려움과 갈등을 겪을 때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예수님이 알려주십니다. 그리고 이 말씀은 신앙의 삶을 살아가는 지금의 우리에게도 적용되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은 먼저 ‘누구 계급이 높은지 잘 생각해라’는 말씀을 사도들에게 하신 것 같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우리는 갈등 상황을 겪게 됩니다. 나의 편안함과 이익을 위해서는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하느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런 갈등 상황에서 계급 높은 사람의 말을 따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이 계급이 더 높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하셨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하느님과 함께 하시고 하느님 앞에서 우리를 변호해 주실 수 있는 가장 큰 힘을 가진 분이 바로 예수님 당신이라는 것을 기억하라는 말씀입니다.
동시에 ‘누구랑 더 오래 생활 할지 잘 생각해라’는 말씀도 하십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데에 반대되는 상황들 혹은 그런 사람들은 모두 일시적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영원하시고 지금의 내 삶 뿐만 아니라 영원한 생명의 순간에도 나와 함께 하십니다. 그러니 더 오래 함께 할 분의 말을 따르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이 나에게 더 영원한 존재이심을 예수님께서 이렇게 알려주십니다.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 즉 나의 현세의 삶에만 영향을 주는 것에 매이지 말고, 현세 이후의 영원한 삶을 주관하시는 하느님을 신뢰하고 믿으라는 말씀입니다.
계급도 더 높으시고 나와 더 오래 계실 분이 하느님이시니, 우리는 하느님 뜻을 따르는 것이 더 합당한 것이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물론 하느님이 계급으로 가늠될 분은 아니시죠. 예수님 말씀은 하느님의 전능하심과 무한한 사랑을 생각하라는 뜻입니다.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실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시고 귀하게 여기시니, 두려워하지 말고 하느님의 뜻을 전하고 살아가라는 말씀입니다.
군대에서는 고민할 일이었지만 하느님 앞에서는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나의 용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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