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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묵상 -2020년

복음 묵상 - 2020.06.25 가해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마태18,19ㄴ-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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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그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2011 겨울에 시베리아 횡단열차 탔습니다. 동해항에서 배를 타고 꼬박 하루 걸려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해서, 곧바로 기차역으로 갔습니다. 영어를 아는 사람이 없어서 손짓 발짓 몸짓으로 겨우 티켓을 끊고, 모스크바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모스크바까지 7일이 걸리는 여정입니다.

    가난한 배낭여행자의 선택은 무조건 최저가. 3등칸을 탔습니다. 3등칸은 객실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차량 칸에 침대의자 50 정도가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 넘게 기차를 타야 하니 다들 심심합니다.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제가 차량에 여행객은 하나 뿐이었습니다. 제가 신기해 보였는지, 사람들이 다가와서 이런저런 질문을 했습니다. 어디까지 가느냐 많이들 물어 보더군요. 횡단열차의 종점인 모스크바까지 간다 대답했습니다.

    그 다음 질문은 ‘왜 이 기차를 탔느냐?’ 였습니다. 한국에서 모스크바에 가려면 비행기를 타는게 훨씬 편한데 하필 기차를 탔느냐는 거죠. 사실 저는 횡단열차를 타는 자체가 목적이었습니다. 그래서한국에서는 하루 넘게 기차를  없어서 기차를 탔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 사람들이 대답을 이해하지 못하더군요. ‘그게 기차를 이유가 되나?’ 하는 반응들이었습니다. 자기들은 기차를 며칠간 타는게 너무 익숙한 일인데, 그걸 못해서 여기까지 와서 기차를 타는 제가 이해가 법도 했습니다.


    제가 태어날 때는 이미 오랫동안 남과 북이 분단된 상태였기 때문에, 제 또래의 사람들 대부분은 섬처럼 고립된 한반도에서 살아 왔습니다. 그래서 내가 사는 데서 멀리 나가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사람들만 비행기를 타고 나갈 있지, 보통 사람들은 그저 한반도 남쪽에 머물러야만 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7일간 기차를 타면서 드넓은 시베리아 대륙의 눈덮인 지평선을 보면서, 끝없이 이어지는 철길을 보면서 동안 나는 너무 좁은 곳에서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멀리 나가는 것이 자유로웠다면, 다른 문화와 환경을 많이 접할 있었다면 삶은 풍요로워지고, 생각은 넓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70 전에 서로 싸우고 대립했던 한반도의 불행한 역사를 지금 세대도 짊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북쪽을 향해서 “저들은 아직도 나쁘다! 저들은 아직도 위험하다! 저들은 아직도 미개하다!” 비난하, 그들도 우리를 향해서 같은 말을 합니다. 악감정이 순환될 뿐입니다.

    그러니 예수님 말씀대로, 우리가 먼저 용서하고 화해를 청하고 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악감정의 순환을 우리가 먼저 끊어야지 대화와 소통이 시작될 있습니다.

 

    지금 자라나는 세대들은 넓은 세상을 자유롭게 드나들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처럼 블라디보스톡까지 가고 부산역에서, 서울역에서 출발해서 평양, 신의주를 거쳐 멀리 유럽까지 편하게 드나들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그들이 꿈꾸는 세상은 크고 넓어지지 않겠습니까. 그들이 살아가는 한반도는 풍요로워지지 않겠습니까. 이런 세상이 하루 빨리 오길 하느님께 간절히 청해봅니다.

 

    그리고 제가 블라디보스톡에 , 배멀미를 심하게 앓았었습니다. 다음에는 제발 기차타고 출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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