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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묵상 -2020년

복음 묵상 - 2020.11.10 가해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 (루카 17,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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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누가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으면, 들에서 돌아오는 그 종에게 ‘어서 와 식탁에 앉아라.’ 하겠느냐?
    오히려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 허리에 띠를 매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 먹고 마셔라.’ 하지 않겠느냐?

    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본당 사목을 , 어린이 미사가 마치면 애들이 저한테 와서 사탕을 달라고 조를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제가 방에 가서 사탕을 꺼내 줍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얻어먹는 주제에) 딸기맛 주세요 포도맛 주세요 하면서 자기네들 원하는 달라고 야단입니다. 제가 보기엔 비슷한 맛인데 말이죠. 아이들이 못된 아들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아직 어리고 철이 없으니까 당연히 그런거겠죠.

 

    중고등부 학생들에게 밥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중고등부 아이들은, 그래도 철이 들어서 그런지, 알아서 합니다. 

    제가 짜장면도 먹고 탕수육도 하나 시켜라고 돈을 줘도, 지들이 알아서 탕수육은 시킵니다. 아니면 대짜 시키고 소짜로 시킵니다. 우리 보좌신부님이 돈이 있어봤자 얼마 있겠나라고 슬쩍 걱정하면서 생각을 주는 것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마땅히 다음에 한 번 더 사주게 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주인과 종의 관계를 비유로 가르쳐 주셨습니다. 

 

    주인이 돌아오면, 종은 당연히 주인의 시중을 들어야 합니다. 그걸 했다고 주인이 고마워하기를 바라고 댓가를 바라는 종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하느님을 대하는 태도 어떤지 생각해 봅니다.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고, 내 바램을 일방적으로 하고 있고, 입맛에 맞는 은총과 복만 바라고 있다면, 아직은 어린 아이들처럼 철이 없고 성숙한 신앙생활이라고 있습니다.

 

    반면에 신앙이 성숙하게 되면, 하느님에게 은총을 요구하거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성숙한 신앙인들은 자신의 요구에 앞서 하느님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합니다. 

    어떻게 하면 하느님께 드릴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하느님께 가까이 나갈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이런 삶에는 은총과 복이 자연스럽게 뒤따르게 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신앙은 바로 성숙한 신앙이 되어야 것입니다. 가장 성숙한 신앙인이 마지막 단계에 있는 바로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지만 진짜 쓸모없는 종이란 말이 분명 아닐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보시기엔 그런 모습이 가장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종일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하느님의 가장 소중하고 사랑스런 종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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