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두가이들의 말문을 막아 버리셨다는 소식을 듣고 바리사이들이 한데 모였다. 그들 가운데 율법 교사 한 사람이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물었다. “스승님,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다. 둘째도 이와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 |
예전에 동기 신부가 사목하던 성당 마당 주차장에 아주 비싼 수입 승용차가 늘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그게 동기 신부 차도 아니고 신자분 차도 아니랍니다. 바로 성당 옆에 있는 철학관의 용하다는 점쟁이 사장님의 차라고 하더군요.
우리 동기 신부는 그 때 자전차 타고 다녔는데, 점쟁이는 수입차 타고 다닌다 하면서 씁쓸해 하더군요.
또 다른 동기 신부가 사목하던 성당 마당에 사람들이 늘 줄을 길게 서 있었습니다. 그게 성당에 미사 보러 오는 신자들 줄도 아니고 예비신자 교리반 들어오는 줄도 아니랍니다. 바로 성당 옆에 있는 타로카드 보는 집에 기다리는 사람들 줄이 길어서 성당까지 온 거라고 하더군요.
우리 동기 신부는 사제관 단칸방에 살고 있었는데, 타로카드 집 주인은 거기 빌딩을 사더라 하면서 씁쓸해 하더군요.
점집나 타로카드 같은 데를 찾아가서 자신의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우리 신자들이 성당에서 기도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정성을 들여 열심히 빕니다.
그리고 거기서 받은 부적이나 액을 피하는 물건들을 다루는 걸 보면, 우리 신자들이 성경책을 다루는 것 보다 훨씬 소중하고 귀중하게 모십니다. 이것을 위해서 지불하는 돈 액수를 보면, 우리 신자들이 봉헌금 내고 교무금 내는 액수랑 비교가 되지 않게 많이 냅니다.
그런데, 점집이나 타로카드집에 가는 사람들을 보고 '야, 신앙심이 깊은 사람들이구나.' 이렇게 말하지는 않습니다. 미신을 쫒고 있다고 말을 합니다.
이들의 행위를 ‘종교’ 혹은 ‘신앙’으로 규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진지하게 소원을 빌고 큰 돈을 바치는데도 이것이 미신인 이유는, 그 행위의 최종 목표가 ‘신의 뜻을 변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가진 재화를 써서 신을 달래고 신의 생각을 바꾸게 해서 자기 목적을 성취하려고 하는 것이죠.
신을 변화시키려고 하지, 자기가 변하려고 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미신입니다.
그렇다면 참된 신앙생활은 내가 변화되는 삶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참된 신앙생활은 절대자인 하느님은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분이 아니란 걸 분명히 알고, 그 하느님 앞에서 내가 날마다 변화되어 가는 것입니다. 신앙과 미신의 차이점은 바로 내가 변화하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이라고 가르쳐 주신 내용,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말씀은 바로 우리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해 주신 말씀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느님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이 하느님 사랑의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내가 변화되어 가는 것, 이것이 우리 신앙생활의 본질이며 중심이 되는 계명일 것입니다.
우리 신자들이 이렇게 변화하여 기쁨과 평화 속에 살아간다면, 신부가 자전차 타고 다니고 사제관 단칸방에 살아도 서러울 것 하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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