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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묵상 -2020년

복음 묵상 - 2020.10.14 가해 연중 제 28주간 수요일 (루카 11,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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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불행하여라, 너희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박하와 운향과 모든 채소는 십일조를 내면서,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십일조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 바로 이러한 것들을 실천해야 한다.
    불행하여라, 너희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회당에서는 윗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는 인사받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너희는 불행하여라! 너희가 드러나지 않는 무덤과 같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그 위를 밟고 다니면서도 무덤인 줄을 알지 못한다.”
    율법 교사 가운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스승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희까지 모욕하시는 것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 율법 교사들도 불행하여라! 너희가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 놓고, 너희 자신들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렸을 성당에서 ‘내탓이오’ 운동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차에 붙어있는내탓이오' 스티커입니다. 스티커를 붙인 차들이 많았고, 차들을 보면! 천주교 신자인가봐!’ 라고 했었습니다.

 

 

    참 단순한 문장에 투박한 디자인인데, 지금 봐도 그렇게 어색하지는 않습니다. 탓을 먼저 하게 되는 우리들의 마음 예나 지금이나 다름 없기 때문에, 지금도 마음에 닿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어제 복음에 이어, 오늘도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을 아주 호되게 꾸짖으십니다. 요즘 사람들이 즐겨 쓰는 표현을 빌리자면뼈를 때리는 말씀을 하십니다.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종교적인 의식을 성실하고 철저하게 준수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을 용서해 주시고 사랑하시는 예수님이 나름대로 열심히 살려고 했던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에게는 가차 없이 엄하게 꾸중하십니다.

 

    오늘 복음에 "불행하여라" 라는 말이 번이나 나옵니다. 예수님이 이렇게 심하게 꾸중하신 것은, 사람들이 철저히 지키는 율법과 규정들이 그들의 일상생활과 분리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물질적인 십일조는 열심히 내지만, 자기 삶의 십분의 일을 이웃을 사랑하는 일에 쓰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대접받으려고, 윗자리에서 인사받고 다른 사람들에게 무거운 짐을 맡겼던 겁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이 예수님께 꾸중듣는 것을 보면서, 고것 쌤통이다.’ 라는 생각에서 묵상이 멈추면 안되겠습니다. 이런 잘못들은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만의 모습이 아닙니다.말과 행동의 부조화’, ‘종교 의식과 일상적 행동의 분리’ 것은 지금 우리도 쉽게 빠질 있는 잘못입니다.

 

    우리가 미사시간에 ' 탓이오' 라고 기도하고 가슴을 치는데, 밖에 가서는 다른 사람 탓만 하고 있으면, 이것도 역시 우리의 신앙과 행동이 분리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모습으로 살고 있다면, 예수님은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에게 하신 것처럼 우리를 꾸짖으실 것입니다. 신앙과 행동이 분리된 삶은 불행한 이고, 그래서 불행에서 벗어나, 참으로 행복한 신앙생활과 일상생활을 하기를 바라시는 마음으로, 예수님은 우리를 꾸짖으실 겁니다.

 

 

    우리가 믿고 있는 하느님, 우리가 기도하는 내용을 일상생활 안에서 하나씩 하나씩 행동으로 옮길 있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를 오늘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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