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군중이 점점 더 모여들자 예수님께서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 사람들과 함께 되살아나 이 세대 사람들을 단죄할 것이다.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끝에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
본당에서 사목 할 때, 봉성체를 한 달에 한 번 다녔습니다. 몸이 불편하셔서 성당에 못 오시는 분들에게 직접 찾아가서 함께 기도 해 드리고 성체도 드리고 옵니다.
어떤 할머니 댁에 갔을 때, 할머니가 저를 보자마자 "하이고 신부님~ 몸이 아파 죽겠습니다." 하시면서, 좀 낫게 해 달라고 저보고 부탁을 하셨습니다.
근데 제가 뭐 할 수 있습니까? 제가 의사도 아니고 약사도 아니잖습니까? 해 드릴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저 늘 하는 대로 기도해 드리고 성체를 모시게 해 드리고, 할머니 말씀 들어드리고 왔습니다.
정말 이럴 때는 예수님이 하셨던 것처럼 나도 병자들을 좀 고칠 수 있는 기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이 할머니도 몸이 나으셔서 편하게 사실 수 있고, 할머니가 병이 나았다는 소문이 나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성당에 오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신 예수님께서는, 기적을 보여 달라하고, 표징을 보여 달라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힘을 보여주시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기적만 보려고 했지 그 기적을 통해서 자신이 변화하려는 생각은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구약성경의 두 가지 이야기를 통해서 참된 신앙의 모습을 알려주셨습니다. 니네베 사람들은 죄를 짓고 있었는데, 요나를 통해서 회개하고 변화했습니다. 남방 여인은 선택받지 못한 이방인이었지만 솔로몬을 통해서 지혜를 얻고 변화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기적이 일어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이 변화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기적이고 신앙이라는 점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래서 요나보다, 솔로몬보다,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가 더 많이 변화하고 회개할 수 있음을 오늘 복음말씀에서 이야기 하셨습니다.
제가 봉성체를 하면서 할머니의 아픈 데는 고쳐드리지 못했지만, 그 할머니께서 성체를 모시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 아프고 힘들지만 함께 기도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힘을 얻으셨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이런 마음은 의사나 약사가 줄 수 없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적인 힘입니다.
기적을 바라는 구경꾼이 아니라 작은 기적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신앙인이 되길 다시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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