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복음묵상 -2020년

복음 묵상 - 2020.09.22 가해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루카 8,19-21)

728x90
    그때에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예수님을 찾아왔지만, 군중 때문에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누가 예수님께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이 스승님을 뵈려고 밖에 서 계십니다.” 하고 알려 드렸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제가 보좌신부로 있을 , 본당에 부설 유치원이 있었습니다. 수녀님들이 깐깐하게 운영하셔서 지역 주민들에게 아주 좋은 유치원으로 소문이 자자했습니다. 그래서 매년 유치원 입학철이 되면 학부모들이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려고 난리가 났었습니다.

    과거에 원서를 순서에 따라 선발을 때는, 며칠 부터 아예 텐트를 치고 유치원 앞에서 밤을 지샜던 학부모들도 있었고, 이걸 받고 대행해주는 사람들이 생겼을 정도였습니다.

 

    요즘에는 컴퓨터 추첨을 통해서 선발을 하니 이런 해프닝이 벌어지지는 않습니다만, 학부모들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습니다. 그런데 추첨제도 때문에 제가 보좌신부로 있을 , 본의 아니게청탁전화 제법 많이 받았더랬습니다.

 

    평생 사적인 전화 없었던 친척 형님 누님들이 갑자기 전화를 해서, 갑자기 살갑게 안부를 묻습니다. 그리고 본론으로 들어가서, 네가 거기 신부님인데, 우리 아이가 유치원 갈 수 있도록 원장 수녀님께 잘 이야기 해 줄 수 없느냐’ 부탁을 하는 것이죠. 달라는 말입니다.

 

    이 분들은 보좌신부가 생각보다 힘이 별로 없는 존재라는 모르시나 봅니다. (보좌신부의 나약함을 구구절절 설명할 수는 없고) 그래서 유치원의 일에는 보좌신부가 관여할 없다고 알려드리고 거절을 하게 되죠.

    설령 힘이 있다 한들, 부당하게 힘을 행사하는 것은 일입니다.


    가족들이 서로를 챙기고 보살피고 특별히 아껴주는 사이가 되어야 함은 마땅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폐쇄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지면 오히려 가족이라는 관계가 부당한 일을 저지르게 되는 원인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예수님을 만나러 오셨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들이 당신의 어머니와 형제들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연히 예수님께서 가족들을 매몰차게 외면하신다는 뜻이 아닙니다. 가족의 개념을 혈연으로 매여있는 폐쇄적인 집단으로 국한시키는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함께 모여있는 공동체 모두를 향해 넓히신다는 말씀입니다.


    가족을 위해 특별히 애쓰고 싶은 마음은 당연한 마음이고, 그러니까 가족입니다. 개념을 우리 신앙 공동체 모두를 향해 넓게 적용하면, 우리는 모든 이웃들에게 특별히 주려고 애쓰고 특별히 보듬어주려고 노력할 입니다.

    이런 특혜는 많을수록 좋은 아닐까요? 이런 특혜는 오히려 정의롭고 공정한 모습이 아닐까요?

 

    예수님 말씀을 생각하며, 가족을 향한 마음을 넓히는 오늘 하루를 보내기를 다짐해 봅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