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을 떠나 집으로 가셨다. 그러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와, “밭의 가라지 비유를 저희에게 설명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이르셨다.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사람의 아들이고, 밭은 세상이다. 그리고 좋은 씨는 하늘 나라의 자녀들이고 가라지들은 악한 자의 자녀들이며, 가라지를 뿌린 원수는 악마다. 그리고 수확 때는 세상 종말이고 일꾼들은 천사들이다. 그러므로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태우듯이,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사람의 아들이 자기 천사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그의 나라에서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과 불의를 저지르는 자들을 거두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그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
프랑스 파리를 여행하면 꼭 가 보는 곳이 바로 노트르담 성당(Notre Dame Cathedral)입니다. - 작년 화재 사고로 손상된 것이 너무나도 가슴 아픈 일입니다 -
성당 정면에 출입문이 이렇게 세 개가 있습니다. 이 중에 가운데 문 위에 재미있는 조각이 있습니다.
가운데에 저울 하나를 두고 왼쪽에는 천사가, 오른쪽에는 악마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울로 무게를 재고 있는 것 같은데, 천사 쪽에는 기도하는 사람이, 악마 쪽에는 악마처럼 생긴 사람(?)이 있습니다. (악마 쪽에 다른 작은 악마가 저울이 악마쪽으로 기울게 하려고 잡아 당기는 것도 보입니다)
천사 쪽 사람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하고 있고, 악마 쪽 사람들은 다른 악마에게 끌려가며 울상을 짓고 있네요.
정확한 해석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렇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천사와 악마가 들고 있는 저울은 한 사람의 영혼의 무게, 혹은 그 사람이 살아 왔던 선과 악의 무게를 달아 보는 저울 같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기도를 더 많이 한 영혼, 선행을 더 많이 실천했다면 천사 쪽으로 저울이 기울겠죠. 반대로 악한 생각과 행동을 더 많이 했다면 악마 쪽으로 저울이 더 기울 겁니다.
그리고 천사 쪽으로 기울면 그 영혼은 천사와 함께 하느님 나라로 가고, 악마 쪽으로 더 기울면 악마에게 끌려가서 지옥으로 간다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다소 신화적이고 어린이 동화 같은 단순한 내용을 표현한 조각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당시 교회에 있는 모든 작품들은 단순한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조각이나 스테인드글라스, 성화와 성상들은 모두 글을 읽지 못하는 신자들이 성경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을 돕기 위해 만들어 졌습니다.
하느님 나라, 심판, 구원 같은 개념을 신학적 용어로 어렵게 설명하면 배우지 못한 평민들은 알아듣지를 못했겠죠. 책을 줘도 볼 줄도 모르죠. 그래서 그들에게는 이런 조각을 보여주면서 ‘자! 보세요! 이렇게 심판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니 기도하고 선행을 해야겠죠?’ 라고 교리교육을 한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가라지의 비유를 설명하신 것도 같은 맥락인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비유를 이렇게 다 설명해 주시지는 않으시는데, 오늘은 그 의미를 단순하게 해석해 주십니다. 사람들에게 심판과 구원을 정확하게 알려주시려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알려주시는 종말에 대한 말씀은 사람들에게 겁을 주고 공포심을 유발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영혼의 구원이 아주 소중하다는 것, 그리고 구원을 위한 삶의 변화는 지금 바로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말씀입니다. ‘종말’, ‘불구덩이’ 같은 말을 듣고 겁을 내거나 공포스러운 하느님을 떠올리라는 것이 아닌거죠.
오늘 복음 말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마지막 구절 같습니다.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 오늘 하루의 삶을 천사 쪽으로 저울이 기울어지는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채우길 다짐해 봅니다.
'복음묵상 -2020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음 묵상 - 2020.07.30 가해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마태 13,47-53) (0) | 2020.07.29 |
---|---|
복음 묵상 - 2020.07.29 가해 성녀 마르타 기념일 (요한 11,19-27) (0) | 2020.07.28 |
복음 묵상 - 2020.07.27 가해 연중 제17주간 월요일 (마태 13,31-35) (0) | 2020.07.26 |
복음 묵상 - 2020.07.26 가해 연중 제17주일 (마태 13,44-46) (0) | 2020.07.25 |
복음 묵상 - 2020.07.25 가해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마태 20,20-28) (0) | 2020.07.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