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예수님께서 비유를 들어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뿌렸다.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도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예수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더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 올랐다.”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이 모든 것을 비유로 말씀하시고,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예언자를 통하여 “나는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리라. 세상 창조 때부터 숨겨진 것을 드러내리라.”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그리된 것이다. |
초등학생 때 복사를 섰습니다. 복사를 서고 난 뒤 수녀님께서 주시던 간식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어떤 상표의 어떤 맛 음료수였는지 다 생각날 정도로요.
세상 천지 모르고 돌아다니던 그 때, 뭐 진지한 결심이나 결연한 의지로 복사를 섰겠습니까? 그 간식 하나, 그리고 그 간식을 통해 전해지는 신부님과 수녀님들의 관심과 사랑 때문에 계속 복사를 섰죠.
중학교 때 예비신학생 모임에 갔습니다. 그 모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역시 간식이었습니다. 그 때 간식으로 나왔던 신학교 근처 분식집 만두가 기가 막히게 맛있었습니다.
머리만 좀 더 굵어졌지 생각이란걸 잘 못하던 그 때, 한 달에 한 번 먹을 수 있는 그 만두 먹는 재미로, 그리고 그렇게 가서 만나는 신학생들과 친구들이 좋아서 예비신학생 모임을 계속 나갔죠.
저 뿐만이 아니라 많은 신부님들이 이런 기억들을 갖고 살다 보니 신학교에 가고 신부님이 되신 경우가 많을 겁니다.
하느님 나라를 기다리는 사람은 ‘작은 것을 크게 볼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은 겨자씨만 보면 별 볼일 없지만, 큰 나무를 볼 줄 알면 그 씨앗을 소중히 심을 겁니다. 누룩만 보면 중요한 것이 아니지만, 부풀어서 커지는 빵을 볼 줄 알면 그 누룩을 유용하게 사용할 겁니다.
복사단 아이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한 수녀님도, 예비신학생들을 위해 만두를 준비한 신학생도 그냥 해야 될 일이라서 간식을 준비하시지 않으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이것을 먹는 아이들이 나중에 교회 안에서 좋은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으셨을 겁니다. 작은 간식 하나에 불과하지만 이것으로 큰 일을 만드시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으로 놀라운 섭리를 기대하셨을 겁니다.
하느님 나라는 이런 작은 씨앗과 같은 사람의 작은 마음과 행동에서 시작되는 듯합니다. 오늘 나는 어떤 작은 씨앗을 심을 수 있을지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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