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필립보가 나타나엘을 만나 말하였다. “우리는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을 만났소. 나자렛 출신으로 요셉의 아들 예수라는 분이시오.” 나타나엘은 필립보에게,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하였다. 그러자 필립보가 나타나엘에게 “와서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나타나엘이 당신 쪽으로 오는 것을 보시고 그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하고 물으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러자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 나타나엘에게 이르셨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이어서 그에게 또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
학교에서 사목을 할 때, 학교 선생님들과 회식을 하며 맥주를 한 잔 했습니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마시고 있는데, 남(男)선생님 한 분이 맥주 한 캔을 따기 전에 잠시 전화를 하러 간다며 일어나더군요. 그리고 돌아와서는 몇 분 뒤, 한 캔 더 마시기 전에 또 전화하러 나간다 했습니다.
어딜 그렇게 전화를 자주 하시냐 물어보니, 집에 사모님께 전화하는 거랍니다. 작년에 결혼을 하면서 사모님과 약속을 하기를, 회식 때 맥주를 두 캔 만 마시기로 했답니다. 그런데 두 캔을 다 마시고 더 마실 때는 사모님께 허락을 받는다고 전화를 했다 하더군요.
저와 다른 동료 선생님들은 일제히 손발이 오그라든다며, 그 선생님을 약올렸습니다. 결혼 한지 오래되신 선생님들은, 신혼 때가 좋다며 그 약발 오래 안 간다고 놀렸습니다. 저는 ‘제가 저래 살기 싫어서 혼자 삽니다!’ 하며 농담을 했습니다. 총각 선생님들은 ‘나도 신부님 할랍니다!’ 하며 웃었습니다.
제가 그 선생님께, '술을 많이 마시는 것도 아니고 한 두 캔 정도 더 마신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닌데, 그 정도는 그냥 해도 안되냐'고 핀잔을 줬습니다.
이 때 이 선생님이 하신 대답이 참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아내에게 말 안하고 마실 수 있습니다. 그냥 말 안하고 마셔도 모를겁니다. 그런데 이런 사소한 일로 아내를 속이기 시작하면, 제가 점점 더 큰 일로 속이게 될 것 같아서 일부러 이렇게 합니다.’
저는 이 선생님의 대답을 듣고 감탄했습니다. 선생님의 마음가짐이 그냥 웃고 놀릴 일이 아니었습니다. 가족을 사랑하고 부부간의 신의를 지키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선생님의 대답을 듣고, 하느님 앞에 내 모습에는 거짓이 없는지를 돌아보게 됐습니다.
저도 서품을 받으면서 주교님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하느님과 교회에 했던 약속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슬그머니 안 하고, 저런 이유로 슬쩍 미루면서 그 약속을 소홀히 했습니다.
‘하느님이 다 이해해 주시겠지.’, ‘사목 한다고 바쁜데 어쩔 수 없지.’ 하면서 자기 합리화만 할 줄 알았지, 반성하고 고칠 생각은 부족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나타나엘을 보시며,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라고 높이 평가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였습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이 ‘거짓이 없는 것’이라는 것을 오늘 예수님께서 보여주셨습니다. 다른 재주가 있고 능력이 있는 것보다 ‘거짓이 없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나는 예수님 앞에서 얼마나 거짓이 없는 정직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되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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