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다다르시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
야구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원투 펀치’ 라는 용어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원래는 복싱에서 쓰는 기술 용어인데 야구에서도 많이 씁니다. 야구 경기에서 어느 팀이 가장 믿음직하고 실력이 좋은 투수 두 명을 첫 번째 경기와 두 번째 경기에 연달아 보낼 때, 이 두 명의 투수를 ‘원투 펀치'라고 합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 강력한 원투 펀치가 있는 팀이 우승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야구에서 중요한 경기는 보통 두 팀이 서로 4-5경기 정도 하는데, 이 원투 펀치가 1선발, 2선발로 출전을 해서 상대를 두 경기를 제압하면, 나머지 경기에서는 상대방이 주눅이 들고 힘이 빠져서 쉽게 이길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1선발과 2선발이 서로 스타일이 다르면 상대방은 공략하기가 더 힘들다고 합니다. 1선발의 투구를 보면서 그나마 적응을 했는데, 다음날 2선발이 완전 다른 스타일로 공을 던지면 치기가 더 힘들기 때문이죠.
저는 베드로 사도와 바오로 사도를 보면 ‘원투 펀치'가 많이 생각납니다. 이 두 성인이 교회의 강력한 원투 펀치가 되어, 한 분은 교회의 기반을 놓으시고 한 분은 우리 교회를 널리 전파하셨습니다.
베드로 사도를 보면 묵직한 직구를 던지는 투수 같습니다. 당시 가장 낮은 신분이었던 어부 출신이었지만, 그런 자신을 사도로 뽑아주신 예수님께 충성을 다 합니다. 죽기 살기로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맹세도 하고, 때로는 막무가내로 달려들기도 합니다. 인간적인 나약함 때문에 예수님을 모른다며 배반했지만, 다시 돌아와 끝까지 예수님 곁에 머무릅니다. 그리고 제자들의 중심이 되어 그 공동체를 이끌어 나갑니다.
바오로 사도를 보면 다양한 변화구를 예리하게 던지는 투수 같습니다. 유대인이지만 로마 시민권을 갖고 있고, 바리사이 출신으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가진 다양성을 이용하여 많은 이방 민족들에게 가서 그들에게 알맞은 방법으로 복음을 선포합니다. 유식한 사람들 앞에서는 뛰어난 언변으로 신앙을 고백하고, 평범한 사람들 앞에서는 그들과 함께 노동을 하며 같이 고생도 합니다.
이 두 사도는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카리스마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선포하고 복음을 선포합니다. 두 분의 출신과 배경이 많이 달랐지만 그것이 교회가 기반을 갖추고 널리 전파 되는데에 가장 필요한 달란트였습니다. 베드로 사도가 놓으신 단단한 기반과, 바오로 사도가 세우신 튼튼한 기둥을 토대로 우리 교회가 견고해지고 확장되었습니다.
선수 선발을 이렇게 멋지게 하신 예수님도 참 대단한 지략가이시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 그러면 우리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우리도 예수님 제자로서, 지금 내가 있는 자리는 예수님께서 내 달란트를 보시고 배치해 놓으신 라인업입니다. 교회 안에서 많은 활동과 직책으로 역할을 할 수도 있고, 묵묵히 기도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겠죠.
지금 나에게 주어진 자리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것을 성실히 해 나가는 예수님 팀원이 되기를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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