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
전 세계가 새로운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감염자들은 계속 증가하고 그에 따른 사망자도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 앞에서, 과학자들과 의료진들이 하루 빨리 좋은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정부의 신속한 대응과 의료진들의 헌신, 그리고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대응을 잘 하고 있는 나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한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역 체계와 사회 시스템을 다른 나라들에게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의료인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감사와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댓가를 바라지 않고 자신의 손길로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돕는 의료진들의 자발적인 모습은 참 감동적입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할 시간도 부족하고, 의료진들 자신도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에 높은 상황이었습니다. 돈을 더 벌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사실 돈을 준다고 해도 하고 싶지 않을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열악한 상황에도 머뭇거림 없이, 오직 환자를 구하고 생명을 살리겠다는 신념 하나로 위험을 무릅쓰는 의료진들의 모습은 감동을 넘어 뭉클함을 우리에게 전해주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지난 2014년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한국을 방문하셔서 시복식을 거행한, 백 스물 네 분의 순교 복자들을 기억하는 날을 보냅니다. 복음에 예수님께서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신앙 선조들의 그 희생이 죽은 밀알 하나였습니다. 그 열매로 지금 우리가 기쁘고 행복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적인 위기에 놓인 2020년을 보내고 있는 지금, 저는 우리 의료진들의 희생과 헌신을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 의료진들의 수고와 노력이 죽은 밀알 하나가 되어서, 그 덕분에 지금 우리는 건강하고 안전한 환경 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열매가 맺어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완전히 종식된 것은 아니지만 더 나은 결과가 분명히 올 것이라 희망합니다.
자신의 목숨을 지키고 자기 자리를 높이려는 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모습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믿는 우리 신앙인들은 자신을 희생하고 자신의 자리를 낮추는 일도 기꺼이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이 직접 보여주신 삶의 모습이고, 우리 신앙선조들이 보여주셨던 모범입니다. 그 삶의 모습을 순교자의 후손인 우리도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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