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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묵상 -2020년

복음 묵상 - 2020.08.30 가해 연중 제22주일 (마태 16,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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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반드시 예루살렘에 가시어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터인데, 그때에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을 것이다.”

    저의 조카가 태어났을 , 아기 이름은 아기의 할아버지인 아버지께서 지어주셨습니다. 세례명 작명의 권한은 저에게 주어졌습니다. 명색이 삼촌이 신부인데 마땅히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조카의 유아세례를 앞두고 어떤 세례명을 지어줄까 고민을 하고 있는데, 조카의 아빠인 형님이 저에게 부탁을 하더군요. 인생을 너무 험하게 사신 분들, 예를 들면 순교자, 과부 이런 분들 말고, 무난하게 수월하게 훌륭하게 사신 성인으로 세례명을 정해달라는 겁니다.

    왜냐고 물어보니, 자기 딸내미가 무난하고 수월하게 살면 좋겠다고 그렇게 정해달랍니다.

 

    이게 무슨 신선한 헛소리인가 하고 흘려들었지만, 듣고나니 괜히 저도 신경이 쓰이더군요. 당연히 정확한 사실이 아닙니다만, 자기 세례명의 성인을 닮아서 신앙생활 한다고도 하잖아요. (제 주변에 베드로들은 대체로 단순하며 무대포 기질이 좀 있기는 하더군요.)

    다른 사람 세례명 정해 때는 그랬는데, 조카 세례명이니 괜히 찜찜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바보같이 형이 부탁했던 그런 성인들이 계신가 하고 성인전을 뒤적뒤적 찾아 봤습니다.


    그런데 그런 성인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됐습니다. 성인들 중에 형님 부탁처럼 무난하게 수월하게 사신 분들은 정말 분도 계시지 않았습니다. 모든 성인들이 각자의 시대 각자의 나라에서 온갖 고통과 희생을 겪으셨습니다.

    성인들 중에는 지위가 높은 분들도 계십니다. , 왕비, 귀족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들 조차도 쉽고 편하게 사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분들은 스스로 고행을 하고 스스로 희생을 하며 사셨더라구요.

 

    그래서 형에게 그런 성인 없더라 알려주고, 그냥 내가 정하는 대로 하겠다고 선언을 했었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 말씀에서처럼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신 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삶을 닮은 성인들의 또한 고난을 받고 희생을 당하신 이었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의 삶을 따라 사셨기 때문에 성인의 반열에 오르신 것이죠.

 

    그런데 우리는 이것과 정반대의 것을 바라고 있는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을 닮아 살겠다고 하면서 고난과 어려움이 없는 , 혹은 이것을 최소화 주시기를 예수님께 바랄 때가 많습니다.


    물론 여러가지 어려움에서 우리를 지켜주시기를 바라는 기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만 바라고 있으면서 고난과 희생은 감당하지 않으려고 하면, 그것이 오늘 베드로 사도가 보여준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과 자신에게는 그런 고난과 희생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부정했죠.

 

    이런 모습은 하느님을 믿는 데에 걸림돌이 되는 마음입니다.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하느님의 일을 위해 수난과 희생을 기꺼이 받아들이신 예수님의 모습을 나도 닮아서 살기를 오늘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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